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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양칼럼 1.29.2023 | 익숙함 > 목양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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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양칼럼 1.29.2023 | 익숙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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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MBC
댓글 0건 조회 1,507회 작성일 23-02-01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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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항이 좁다고 느끼거나 어항에 물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가장 늦게 깨닫는 것은 바로 어항 안에 살고 있는 물고기일 것입니다. 그 좁은 곳에서 오래 생활하다 보면 불편함에 익숙해집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교회에서 오래 신앙생활을 한 분들이 교회에 대해 가장 잘 알고는 있지만, 교회에 필요한 변화를 가장 늦게 깨닫는 분들이시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불편하게 느꼈던 것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익숙해지고 그 익숙함에 점점 적응이 되어갑니다. ‘고쳐야지 바꿔야지’ 하다가도 ‘이제껏 잘 지내 왔는데 조금 더 이렇게 지내도 괜찮겠지’ 라고 생각하게 될 수 있습니다.

       저희 집 침실 옷장 안에 전구가 하나 깜박 깜박하더니 결국 불이 나가버렸습니다. 아내가 지나가는 말로 “옷장 안에 전구가 나가서 좀 어둡네” 라고 해서, 제가 물품실에서 전구를 찾아 끼워 보니 빛의 색이 다른 전구 색과 맞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바꾼 전구를 다시 빼 버리고 나중에 맞는 것으로 주문해서 갈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제 기억력 역시 전구처럼 깜박 깜박하다가 그냥 꺼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다지 불편한 것을 느끼지도 못했고, 조금 어둡긴 해도 보이긴 하니까 그렇게 점차 어두움에 적응해 가며 전구를 가는 것에 대해 잊어버린 것 같습니다. 결국 참다 못한 아내에게 한소리를 들었고 그것이 어떤 이야기였을지는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그 한마디에 저는 당장 전구를 사서 옷장에 불이 나간 전구를 새 전구로 바꾸어 끼웠습니다. 그동안 ‘이 정도면 불편하지 않다’ 라고 하던 나의 생각이 전구 하나를 갈며 완전히 바뀌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밝고 잘 보이는데 왜 이렇게 오랫동안 바꾸지 않았을까?

       약간은 불편하지만 적응하고 견디니까 ‘불편하지 않네’, ‘괜찮네’ 라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은 아닙니다. 교회는 그 교회에 오래 다니던 분들에게 익숙하게 시스템화 되어있기 때문에, 불편함을 느끼는 분들은 주로 교회에 새로 방문하시는 분들일 것입니다. 어디에 주차해야 하고, 어느 문으로 들어오고, 어디에 앉아야 하고, 예배를 마치면 어디로 가야하고, 누구를 만나야 하며, 식사제공이 있을 때는 누구 옆에 앉아 식사를 해야 하는가 등등을 생각할 때 불편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도 처음엔 불편했어요. 하지만 우리 교회가 해오던 대로 계속 하시다 보면 우리처럼 익숙해질 것입니다” 라고 말하는 것이 과연 새로 오시는 분들이 교회에 적응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일지 생각해 보아야합니다.  

       우리가 익숙한 것들에 대해 새로운 마음을 가져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하나님을 대하는 자세와 태도가 익숙함 때문에 소홀해 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매주 드리는 예배이기 때문에, 매주 해왔던 봉사와 사역이라서, 혹은 준비가 부족해도 지금까지 그다지 큰 일이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등등의 이유로 실수하지 않을 정도의 최소한의 준비시간을 투자해 섬기고 있지는 않는지 돌아보아야 할 것입니다. 연주자들은 자신의 연주를 듣기 위해 비싼 티켓을 지불하여 찾아 온 관객들에게 최대한 완벽한 연주를 선사하기 위해 많은 연습 시간을 투자해서 연주할 곡들을 준비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예배를 위해 독생자 아들을 티켓 값으로 지불하셨습니다. 하나님은 마음의 중심을 보시는 분이 맞습니다. 하지만 익숙함과 친밀함을 핑계삼아 실수 투성이인 우리의 예배를 받으시기엔 너무나 위대하시고 훌륭하신 분이십니다. 하나님은 모든 우주를 창조하시고, 그 누구보다 더 완벽함을 추구하시며, 아름다움과 창의력이 뛰어나시고, 모든 것에 우수성 (excellence) 을 찾으시는 분입니다. 물론 하나님은 우리의 아버지이시기에 우리의 실수도 용납하시고 우리의 부족함도 예쁘게 받아 주십니다. 그러나, 섬기는 입장인 우리는 실수와 부족함에 익숙해진 관성에서 벗어나 더 완벽하고 더 최선의 것으로 섬기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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